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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관련

흉기 체험 - 드마리니 CF7

by viperHBK 2015. 7. 7.

 

나는 한 번 선호하는 브랜드를 정하면 어지간하면 그 브랜드를 계속 옹호하고 지지하는 성향이 있다. 게임 회사에서 코나미가 그렇고 마이크로소프트가 그렇고 지금은 정떨어졌지만 꽤 오랜 세월 빈폴이 그랬고 음악 쪽의 온쿄가 그렇다. 내가 윌슨과 드마리니를 지지하게 된 것은 별다른 계기랄 것이 없었다. 개인 배트를 구해야겠다는 생각이 있던 차에 야용사에서 드마리니의 M2M을 할인하고 있었던 것이다. '아.. 사야지'하고 뜸들이고 있었는데 이 녀석은 순식간에 팔려서 날아가 버리고 대신 그 자리를 이 녀석이 채우고 있었다.

당시 돈 169000원. 사들고 나선 첫 게임 첫 타석에서 홈런. 사회인 야구 첫 홈런이었다. 그리고 배트 회사라고는 루이스빌슬러거밖에 모르던 나에게 드마리니라는 회사를 각인시켰다.

이후 2014년도 판 부두 두 자루를 충동에 가깝게 구입한다.

 

 

두 배트 모두 2014년형이며 위쪽이 부두 패러독스, 아래가 부두 오버로드이다. 실질적인 차이는 D-Fusion 핸들이라고 하는 진동방지 기술 뿐이다. 그런데 개인적으로 그것때문에 오버로드를 충동 구매 -_-

패러독스로는 용병경기에서 두 번의 홈런과 매우 여러 번의 파울 홈런을 날렸고... 오버로드는 실사용 기간이 그리 오래 되지 않았다. 홈런은 없었고.. 그리고 백슘은 팀동료에게 양도... 그런데 그렇게 부두 두 자루를 쥐고 보니 아무래도 들고는 다니지만 먼저 구입한 패러독스는 거의 쓰지를 않게 되자 슬슬 타격음이 싫어서 거들떠 보지 않던 컴포지트 계열에 눈이 돌아가기 시작했다. 이른바 여름엔 컴포지트, 겨울엔 알로이..라는 말도 안되는 지름신이 멋대로 머리에서 놀던 도중 용병 경기에 CF7을 들고 나온 어떤 분의 말씀을 듣고 3주 후 결제하고 있는 내 손가락....

 

 

 

2015년 7월 5일 CF7을 들고 첫 경기에 나갔다. 그래도 예전에 팀 경기에 출석 잘할 땐 나름 중심 타선이었는데 그 놈의 먹고 살 일이 뭔지 주말엔 통 나갈 수가 없는 바람에 하위 타선 추락 -_- 7번 선발.

첫 타석. 상대 투수 분의 구속은 그리 빠른 편은 아니었다. 풀 카운트에서 휘두른 방망이. 예의 듣기 싫은 둔탁한 타격음과 함께 공이 우측 담장 너머로 까마득히 날아간다. 헉... 순간 깨달았다. 부두한테 미안한데 배트의 격이 다르다.

두 번째 타석. 상대팀의 투수가 바뀌었다. 공이 나름 빠른 분이 었는데 또 풀카운트 갔다. 가운데 높은 볼. 쳤다. 중견수 쪽 높은 그물 너머 또 상당히 날아간다. -_-

마지막 타석. 앞선 두 타석에서는 탄도 30도 정도 느낌으로 쭉 나갔다면 이번 것은 무지 높게 떴다. 그런데... 이번에도 또 넘어갔다. 3연타석 홈런은 우리 팀 역사상 처음이었고 누상을 돌면서 상대편 분들에게 '왜 7번이신지..'라는 뉘앙스의 질문을.. -_- 이 세 번째의 홈런은 처음 쳤을 때 플라이로 끝나지 않을까하는 느낌이 들어서 더 놀랐다. 배트 반발력이 생각한 것을 훨씬 초월한 느낌이었다.

흔히 사기 배트로 알려진 이스턴사의 XL1을 직접 써보지는 않아서 직접 비교는 불가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이 CF7도 거의 흉기에 가까운 제품이 아닌가 한다. 휘둘러 본 팀원들의 소감도 '묵직한 듯 매우 잘 돌아간다'는 것이 중론이었고 결과적으로 단 한 게임만에 내 마음 속의 부두를 오징어로 만들어 버렸다. 뭐.. 겨울에야 당연히 부두를 사용하겠지만서도.

 

구입을 고려하고 계신 분들에게 참고가 되셨으면 한다. 개인차가 있겠지만 시원한 장타를 원하신다면 후회하실 물건은 아니다. 다만 수비하는 입장에서는 날아오는 공을 정면에서 수비하기엔 상당히 후달릴 것 같은 느낌은 있다.

 

수정으로 추가한 올해 전반기 내 기록이다. CF7을 들고는 7월 5일부터 7경기를 치렀으며 기록된 홈런 7개는 그 일곱 경기에서 모두 때려낸 것이다.

 

 

분명히 CF7은 투자할 가치가 있는 좋은 배트이다. 가격때문에 반드시 구해야 한다고까지는 말 못하겠지만... 현재 CF8이 나와 있는데 배럴의 재질이 패러독스 플러스로 같기 때문에 타구의 반발력은 CF7과 실질적으로 같다고 생각된다. 다른 점은 뽀대와 진동방지기술(D-Fusion Handle)의 리뉴얼, 그리고 배트 그립의 두께 정도.

 

현재 미국 드마리니 홈페이지에서는 CF8 이후의 새로운 CF 시리즈의 정보가 올라와 있다. 8까지 왔던 넘버링을 더이상 하지 않는 것 같고 모델이 둘로 갈려 있다.

 

 

위쪽이 CF INSANE, 아래가 CF ZEN이며 사진을 잘 보면 인세인 모델은 ENDLOAD, 젠 모델은 BALANCED라는 표현이 보인다. 정확하게는 모르겠으나 파워 히터용과 애버러지 히터용으로 나눈 듯 하다.

또한 7, 8까지 이어오던 배럴 재질인 패러독스 플러스 콤포지트가 패러플렉스 콤포지트(Paraflex Composite)로 바뀌었다. 강도가 22% 좋아졌다고 하는데 실제 사용감이 어떨지는 물 건너 와봐야 알 듯. CF7, 8이 너무나 훌륭했던 관계로 기대반 우려반 교차 중. 

CF INSANE은 국내에 2017년 2,3월 경 출시될 듯. 구입하고 싶기는 한데... 말그대로 제품 나오고 휘둘러봐야 할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