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개인 소유의 컴퓨터를 가지게 된 것은 1988년 10월 24일로 X-II CPC-400에 그린모니터 DM-120MW 조합이었다. 물론 이것만으로도 당시로서는 매우 감사한 일이었지만 당시 컴퓨터 학습 맨 뒷장의 사진 즉,
이 사진에 있는 CMC-472AW+CPC-400S에 대한 로망을 버리지 못했다.
군대에 가기 전 CMC-472AW는 10만원에 당시 신림동에 있던 대우영상컴퓨터에서 업어 왔지만 CPC-400S는 그대로 안녕하고 시간이 흘렀고 1998년 접어들면서 CPC-400은 그냥 버렸다. 잠깐 사이에 누군가가 순식간에 가져갔는데 그 당시에는 MSX와 관련된 대부분을 에뮬레이터로 해결할 수 있는 상황이었고 가지고 있던 400의 FDD의 라이트 프로텍트 인식이 사망한 상태였기 때문에 그다지 아쉬움은 없었다. 물론 지금까지 가지고 있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어느덧 나이를 먹고 MSX TR-GT와 MSX2+, RGB모니터를 모셔두고 있었지만 가끔씩 CPC-400S를 검색해 보며 쩝쩝거렸고 언젠가 적당한 가격에 양품이 나오면 질러주리라 하던 차에 파라동, 구닥동에 X-II가 대량으로 풀리게 된다. 그러나 대부분 고장품이었고 당장은 동작하더라도 언제 고장날지 모르는 물건이었기 때문에 그냥 게시물이나 보는 정도였는데... 그러던 중 2월 3일에 파라동에서 운명의 게시물을 보게 된다.
CPC-400S 신품. 파워 교체, 그외 자잘한 것 모두 손보고 누액 거의 없으며 90만원.
그러나 이미 얼마 전에 TR을 구입한 상태이고 MMC/SD Drive만 오면 MSX와 관련하여 할 수 없는 것은 실질적으로 없다고 봐도 되기 때문에 마음 한쪽에선 돈지랄이고 의미없다는 논리가 지름신과 싸우고 있었다.
'그냥 누가 구입했으면 좋겠다'
는 생각으로 게시물을 닫았으나 몇 시간 간격으로 계속 게시물을 확인.
하루가 지나고 다음날 정오가 넘도록 파라동, 구닥동 모두 구입의사 댓글이 없었다. 14시 즈음 결국 구입의사 댓글 입력.
집으로 들어갈 것이 아니기 때문에 구입해서 업어 가기 전에 잠깐 박스에서 꺼내 사진 몇 장만 간단하게 찍었다. 전면의 CPC-400S란 글자가 내 소유가 되기를 얼마나 바랐던가. 결국 이 모델은 31년만에 내 소유가 되었고 그대로 지하실 창고로 직행. 지금 와서 슈퍼임포즈와 디지타이즈가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만 꼭 한번은 실제로 해 볼 수 있게 되어 감사하게 생각한다. 결국은 만날 운명이었던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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