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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 관련

좋은 사운드? 좋은 사운드 하드웨어?

by viperHBK 2013. 12. 6.

  요 몇 달. 쿨엔조이 사운드 게시판 들어가서 눈팅하는 것이 취미인데..

  이 놈의 사운드라는 것이 워낙 수치화가 힘들고 개개인의 취향을 많이 타다 보니 종종 민감한 게시물이 올라온다는 말이다. 이런 다툼에 대해, 근본적이랄 것까지는 없지만 사운드 쪽은 차이 대비 비용이 다른 부품들에 비해 너무나 크다는 것을 개인적으로 큰 이유로 본다. 게시판에서도 종종 볼 수 있는 의견이지만 남이야 어떻게 느끼든, 내가 쓰고 내가 만족하는 것에서 끝나면 전혀 문제가 생길 것이 없는데, 말이 쉽지 사람이란 존재가 어디 그런가? 자기가 투자한 비용을 남에게 인정받고 싶고, 자신 소유의 물건이 하대 받는 게 유쾌하지 않은 것이 자연스러운 심정인지라 도리가 없는 것이다. 또 하나, 각자의 진실을 가지고 공방하는 경우. 이것은 각자가 실제로 겪은 것을 근거로 부딪치는 경우라 좀처럼 물러서지 않으며 피해도 크다. 이것은 개개인의 청각 능력이 다를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자신의 경우는 이렇더라는 선에서 끝나면 좋은데 자신의 경험을 남에게 무리하게 대입시키다가 - 청각 능력이 각자 다르니 도리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 결국 파탄이 난다. 자신이 무지하게 노력했는데도 안 들리는 게 다른 사람에겐 쉽게 들릴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좀체 인정하지 못한다. 그 사람은 그 사람의 진실을 말하고 있는데도. 그걸 인정한다고 내가 귀머거리가 되는 게 아니다. 들리는 사람은 들리는 대로 투자하면 그만이고 안 들리는 사람은 딱 거기에서 투자를 멈추면 그만인 것이다. 그 이상은 스트레스 과도 주입으로 자신의 명줄을 줄일 뿐이다.


  '좋은 소리'라는 것을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따라 달라지기는 하겠지만, 일단 hi-fi를 우리 식으로 해석하면 '고충실'이라고 해석할 수 있겠고, 그렇다고 하면 좋은 음악(소리)의 제1 조건은 기계가 아니라 초극상소스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내 개인적으로는 mp3 128과 flac과의 구분마저도 잘 안 되는지라 불행한 축이지만 그래도 가능한한 무손실 압축파일을 선호하고 어쩔 수 없이 mp3를 취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320을 구하려고 하는 편이다. 상식적으로도 그렇거니와 원소스가 병신 같은데 기계가 더러운 옷 삶아 빨 듯 깨끗하게 출력한다는 건 말도 안 되는 것이다.

   그 다음이 기계들이 되겠는데, 나는 뭐가 더 좋은 소리를 들러준다..는 개념으로 접근하지 않고 얼마나 덜 열화시켜 내 귀로 전달하느냐, 즉 얼마나 원 소스에 충실하게 내게 전달하느냐의 개념으로 접근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 물론 '좋은 소리'='출력 과정에서의 최소 열화'의 등식을 써버린다면 할 말이 없어지지만... 그리고 여기서의 열화라 함은 '유의미한 열화', 다시 말하면 제품을 사용하는 각 개인의 감각에 '확실히' 느껴질 수 있는 열화를 말한다. 뭐 여튼 이렇게 생각하니 원 소스가 귀에 팍 와닿도록 탁한 느낌이 든다거나 잡음이 낀다거나 하지 않으면 '허허'하고 즐겁게 듣는, 즉 적당한 선에서 만족할 줄 아는 '내'가 되어 있더란... 나머지는 각 스피커들의 색깔과 그에 대한 호불호가 아닐까 싶다. 일단 지금의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전술한 사고 방식이라면 굳이 내가 온쿄 SE-300PCIE에 스완 M200MKIII, 엑시드 OCC 인터케이블까지 오지 않았어도 상관 없었을지 모른다. 그냥 온쿄 300을 느껴보고 싶었던 걸 어떡하라고... (-_-). 용도가 음악감상 만은 아니기 때문에 어차피 외장 DAC는 살 일도 없었고. 뭐 구입 전에 살짝 클라로를 구입할까 갈등하기도 했었지만.. 역시나 물건 자체에 대한 욕심이.. 어쨌거나 지금 조합이면 적당한 비용에 충실하게 소리 자원을 내 귀로 전달할 수 있다고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