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8월에 미국에서 마이크로소프트의 새로운 인체공학 데스크탑 세트가 출시 되었다. 이름은 스컬프트 어고노믹 데스크탑이며 내추럴 키보드로는 94년 최초의 내추럴 키보드로 시작하여 엘리트, 프로, 멀티미디어, 내추럴 인체공학 4000에 이은 6번째 제품이고 내추럴 마우스로는 내추럴 레이저 6000, 7000(둘은 무선 거리와, 7000이 단품판매가 없다는 것을 제외하고는 차이점이 없다)에 이은 세 번째 제품이다. 마이크로소프트 최조의 숫자키 분리형 인체공학 키보드이며 개인적으로는 이것이 구입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이 글을 작성하는 현재(2013년 11월 5일) 국내에서는 출시가 되어 있는 상태가 아니다. 개인적으로도 해외 주문 배송은 처음인데, 일단 가격이 160000원이어서 국내 정발 예상 가격 - 내추럴 인체공학 데스크탑 7000의 경우 최초 출시가격이 당시 16만원이 넘었다 - 과 거의 차이가 없다고 생각되었고 한글 자판은 손가락들이 알아서 외우고 있는 상태이며 한글, 한자 변환이야 쉬프트+스페이스, 컨트롤+스페이스로 해버리면 그만이기 때문에 국내 정발을 기다릴 이유가 전혀 없었다. 또한 한글, 한자 변환키가 없기 때문에 이전 제품인 내추럴 인체공학 키보드 4000, 7000처럼 alt키나 윈도우키를 좁게 사용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 장점으로 작용하였다.
제품을 받아보기까지 대략 2주가 걸린다. 박스는 이전의 제품처럼 양끝을 여는 것이 아니라 뚜껑 열듯이 전면 박스가 분리되는 형태이다. 내추럴 인체공학 데스크탑 7000에 비해 박스가 길고, 두께는 얇다.
박스 뚜껑 개봉. 단출하고 나름 고급(?)스러운 느낌이다.
스페이스키가 반으로 쪼개져 있다. 동사의 다른 제품인 스컬프트 컴포트 키보드에서는 오른쪽 스페이스키를 백스페이스로 지정해서 사용하는 것이 가능한 것 같은데 이 제품은 그렇지 않은 것 같다. 키보드 소프트웨어에서 지정할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 한글판이 아닌 영어판에서는 혹시 지정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아마도 국내판에서는 한글키와 한자키 때문에 스페이스가 이런 식으로 분리되지 않은 채로 출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참고로 일본판은 스페이스키가 나뉘어 있지 않고 스페이스키 가운데 부분에 점등이 되도록 제작이 되어 있다. 아마도 전지의 상태를 알려주는 것이 아닌가 한다. 실제로 사용해 보았을 때 오른쪽의 스페이스키는 사용할 일이 전혀 없었다. 아마도 개개인이 스페이스키를 왼손으로 치느냐 오른손으로 치느냐에 따라 한쪽만 일방적으로 사용하게 될 듯 하다.
한 가지 덧붙일 것은 스페이스 키의 눌려지는 깊이가 이전 제품에 비해 현저히 낮아서 적응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뭐, 오래 걸리지는 않는다.
분리된 숫자키패드와 인체공학 마우스.
이번 인체공학 데스크탑 세트는 부피를 줄이려는 노력이 바로 느껴지며 덕분에 2007년부터 이어오던 내추럴 인체공학 키보드의 많은 기능키들이 모두 날아가고 펑션키 전환 스위치를 통해 평션키를 이중으로 사용하는 것으로 바뀌었다. 물론 이전에도 F rock이라는 키를 제공하여 펑션키를 이중으로 사용하도록 하였지만 이 제품은 이전 세대의 제품들과 펑션키의 배치 자체가 완전히 다르다. 위의 사진에서 볼 수 있듯이 볼륨조정이라든가 재생, 일시중지 등의 키는 이중펑션키에 들어가지 않고 별도로 제공되던 키들이지만 이번 제품에서는 이리로 들어갔다. 다만 문제는 이 이중 펑션키가 볼륨키 조정과 돋보기 등을 제외하고는 그림만 보고는 뭔 기능인지 알기도 쉽지 않을 뿐더러 설령 알더라도 많이 사용될 것 같은 느낌이 전혀 안든다는 것이며 또한 자주 쓰는 프로그램을 수시로 부를 수 있게 해주었던 키 다섯 개가 날아간 것은 개인적으로 아쉬운 부분이다. 부득불 ctrl+alt+임의의 키 기능을 사용해야 할 듯.
펑션키 오른쪽 부분. 각각의 그림이 뭘 의미하는 건지 도대체 모르겠다. 눌러봤지만 딱히 반응이...
스컬프트 어고노믹 키보드 전체 모습. 비닐을 뜯지 않은 최초의 모습이다. 키는 시저스위치(펜타그래프) 방식이며 눌러지는 키의 깊이도 적당하고 키압도 적당히 좋아보인다. 개인적으로는 키감보다도 키압을 중요시하는데, 이것은 장시간 타이핑에 따른 손가락의 피로 때문이다. 바로 전 제품은 키압이 너무 높아 인체공학이라는 말이 무색하였다. 다시 말해 손목은 보호하였지만 손가락의 피로도는 이루 말할 수 없었으며 이 때문에 진정한 인체공학이라고 말하기엔 무리였다고 생각되었다. 하지만 이 제품은 내추럴 키보드식 키 배치로 인한 손목 보호, 적당한 키압으로 인한 손가락 피로의 지연, 그리고 숫자키를 분리함으로써 장시간 마우스 파지에서 오는 오른쪽 어깨 피로의 방지를 모두 잡았다. 이리 저리 생각해본다면 또 다음 세대의 작품에서는 새로운 개선의 여지가 있겠지만, 마이크로소프트가 이제서야 인체공학이 뭔지 제대로 깨달은 듯 하다. 그리고 인체공학 키보드가 항상 들었던 단점인, 공간을 많이 차지한다는 부분도 상당 부분 개선되었다. 마지막으로 팜레스트 부분의 재질이 매우 부드러우며 닿는 느낌도 좋다.
내추럴 인체공학 키보드 4000부터 등장한 하단 받침대. 이번에 달라진 점이 있다면 이전 제품은 끼워서 부착하는 방식이었지만 이 제품은 자석 부착이라는 것이다. 이 받침 뿐만 아니라 키보드와 마우스의 전지를 넣는 뚜껑도 모두 자석으로 되어 있어서 개폐가 간편하다. 이 하단 받침은 일상적인 사용에서는 거의 이용할 일이 없지만 장시간 타이핑에서는 매우 강력한 손목 피로 방지 역할을 해준다.
내추럴 인체공학 키보드와의 크기 비교. 안녕... 그동안 수고했다. 가끔 스페어로나 사용할 듯.
별도로 제공되는 숫자키패드이다. clear키나 계산기키에서 볼 수 있듯이 계산기용으로 쓰라고 밀어버린 듯. 분리해 줘서 그저 감사할 따름이다.
숫자키패드만 이렇게 수은전지를 사용하며 뚜껑도 나사를 돌려 열어야 한다. 하지만 업무용으로 사용하지 않는 이상은 사용할 일이 많지 않기 때문에 뚜껑을 열 일은 적을 듯 하다.
마우스. 이름은 스컬프트 어고노믹 마우스이다. 파지의 컨셉은 내추럴 마우스 계열이다. 즉, 내추럴 레이저 마우스의 계보를 잇고 있다. 레이저 포인팅은 아니고 광 포인팅의 하나인 블루트랙을 사용한다. 뭐... 블루트랙이 여러가지 환경에서 사용할 수 있다고 마이크로소프트에서는 광고하였지만 로지텍의 다크필드 센서에 비해 그 성능이 떨어지는 까닭으로 그 컨셉을 유지하려면 분발 좀 해야 할 것 같고... 개인적으로는 마우스 패드를 벗어나서 사용할 일이 없기 때문에 이 점이 큰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정면 모습. 버티컬 마우스에 비하면 뭐가 인체공학일까 하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겠으나 저 마우스를 잡았을 때의 손목 각도가 가장 자연스로운 각도이며, 또한 마우스 버튼 누르느라고 포인팅이 벗어나는 참사도 없다. 버튼 클릭감은 가볍지는 않고, 또 그렇다고 미치게 무거운 느낌도 아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모든 마우스를 사용해 본 것이 아니기 때문에 언제부터 바뀌었는지는 알 수 없으나 틸트 휠 기능을 가지면서도 휠을 돌릴 때 예전처럼 휙휙 돌아가지 않고 일정하게 걸리는 것으로 바뀌었다. 국내에서도 무지하게 욕먹었던 부분이며, 미국에서도 어지간히 욕먹은 듯. 틸트 휠을 사용할 때 한쪽 끝으로 밀면 딸깍 소리가 나면서 스위치를 건드는데 그 느낌이 참 좋다.
이전 제품인 내추럴 레이저 마우스 7000과의 크기 비교.
마우스의 경사가 거의 같다고 봐도 될 듯하다. 파지감은, 이전 제품이 더 좋았는데 나중에 적응이 되고 나면 평가가 달라질 여지가 있긴 하다.
부가 버튼 부분. 키 하나가 윈도우키로 고정되었으며 변경이 불가하다. 윈도우키 조합의 단축키를 많이 사용하는 유저의 경우는 괜찮을지도 모르겠으나 개인적으로 자유롭게 지정하여 사용하던 사람들에겐 좋지 않은 부분이다. 아래에 있는 키는 돌출부가 있어 엄지손가락으로 버튼을 인지하기 쉬우며 기본설정은 뒤로 가기로 되어 있다. 뭐... 요즘은 스트록스 플러스같은 제스쳐 프로그램이 매우 좋아서... 여튼, 두 버튼 모두 누르기에 불편하지는 않다.
하단 뚜껑을 연 모습이다. 맨 오른쪽의 비어있는 부분은 수신기를 보관하는 홈이며, 전원스위치가 제공되어 있다. 키보드의 경우는 이렇게 스위치가 제공되어 있지 않은데, 보통 이렇게 스위치를 제공하는 경우는 전지의 소모량이 생각보다 많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실제로 얼마나 가는지 지켜봐야 할 듯.
수신기. 나름 작긴 한데 초소형은 아니다. 현재는 사진의 연장선을 빼고 본체 뒤쪽에 꽂혀 있다. 굳이 연장선을 사용했던 이유는 기존 마이크로소프트 무선 2.4 제품들의 수신 상태가 솔직히 매우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2007년에 사용했던 무선 엔터테인먼트 데스크탑 7000의 경우 블루투스 제품이었고 장애물 등에 가려 있어도 수신에 전혀 문제가 없었으나 바로 앞에 사용한 내추럴 인체공학 데스크탑 7000의 경우 말만 약 10미터이지 당장 책상에만 가려도 수신이 엉망이었다. 실제로 마이크로소프트의 무선 2.4 제품의 경우 연장선을 써서 입력기기와 장애물이 없는 상태로 배치하지 않으면 수시로 신호를 씹는다는 사용후기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던 것이 사실인데, 그래서 당연히 이 제품도 그러려니 하고 처음에 이렇게 배치를 했었으나 우연히 테스트를 해보았더니 이전 제품들과는 다르게 훌륭히 신호를 받았다.
현재 배치. 전자파들이 춤을 추는 아름다운 광경이다. 뭐 어쨌거나 1997년부터 계속 인체공학 키보드를 써왔는데 이제서야 개인적으로 바랐던 부분들이 모두 충족된 제품이 나온 것 같아 만족스럽다. 사용하면서 추후에 발견되는 문제는 추가적으로 포스팅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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