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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RAI - 부라이 완결편 (11)

by viperHBK 2008. 1. 27.

로말과 버질의 장

시작하면 로말이 저택 거실에 앉아 있다.



로말
그리운 우리 집에 돌아와서 아직 조금밖에 보내지 않았는데 벌써 지루해지는 건.... 나도 아직 수행이
부족하구만. 정말 곤란한 일이야.... 또 잠깐 여행이나 나가볼까.... 아냐 아냐, 절대 안 돼. 이번에야
말로 샤론이랑 피엘을 슬프게해선 안 된다. 절대 안 된다.

샤론이 로말에게 다가온다.



샤론
로말님.

로말
오오, 샤론. 무슨 일이야? 오늘은 더 한 층 예뻐졌는데.

샤론
어머, 로말님도 참. 오늘 아침도 같은 말씀을 하시네요.

샤론은 말을 마치고 로말 쪽으로 더 다가온다.



로말
아냐 아냐, 아름다운 건 아무리 칭찬해도 지나치지 않아.

샤론
우훗, 변함없이 선수시네요. 그래도 기뻐요.

로말
뭐가 선수라는 거야? 사실을 말했을 뿐이야. 그것보다 거기 서있지 말고 내 곁에 앉지.

샤론
예.

샤론은 로말의 옆에 앉는다.



로말
으------음.

샤론
왜 그러시죠?

로말
가까이서 보니까 더 매력적이다.

샤론
아이, 로말님도 참!!

로말
하하하하핫! 그런데 피엘은 뭘 하고 있지?

샤론
피엘님은 방에서 공부를 하고 있어요.

로말
언제나 열심이로군.

샤론
예, 그렇네요. 비스마르크 부자 사건이 있은 후로, 피엘님은 달라졌어요. 한 번 시력을 잃고도 녹옥
덕분에 다시 빛을 찾은 후로부터는 이 세상의 모든 것을 그 눈에 담으려는 듯한 모습이 되었죠.

로말
그런 것 같아. 어렸을 때부터 나와는 달라서 공부 열심히 하는 놈이었는데, 그 사건 이래로 더욱
열심히 하는 것 같아.

샤론
그것도 좋지만, 너무 열심히 해서 오히려 몸이 안 좋아질까봐 걱정이네요.

로말
모처럼 다시 눈이 보이게 되었는데 이번엔 공부를 너무 해서 눈을 버리면 안 되니까 말이지.

샤론
저도 너무 열심히 하지는 마시라고 말은 하고 있지만, 전혀 흔들림이 없이 자신이 좋아하는 일에
매진하는 모습이 예전의 로말님의 모습이랑 겹쳐져 버려서... 결국 강하게 말은 못 하게 되네요.

로말
뭐, 젊을 때는 그런 시기가 적잖이 있지. 나는 날마다 검술 수업에 힘써서 무도에 정진하고 있지만,
평화로운 시기를 맞은 지금, 피엘에게는 스스로가 좋아하는 공부를 실컷 할 수 있게 해주고 싶어.

샤론
그래요. 로말님을 필두로 한 팔옥의 용사분들의 덕분에 겨우 되찾은 평화니까요.

로말
그래. 이게 순간의 평화로 끝나지 않길 계속 바라야지.

샤론
다른 용사분들은 어떻게 살아가고 계실까요?

로말
글쎄, 어떻게 살고 있을까? 모두 각자의 생활로 돌아가서 즐겁게 살고 있지 않을까나?

샤론
그래도 마이마이짱이랑 곤자씨의 여행은 절대 즐겁지 않을 것 같고, 하야테씨와 리사씨도 이
넓은 세상에서 한 사람을 찾는 거니까 즐거운 여행은 아닐 것 같아요.

로말
사쿄우님도 반드시 올 그 날을 준비하는 것 같고.... 그러고보니 평화롭고 즐겁게 살고 있는 것은
알렉님이랑 쿠쿠짱, 그리고 나뿐이로군.

샤론
어머, 그런 건가요? (주 - 샤론은 앞의 로말의 대사에서, 로말이 지금의 생활을 따분하다고 생각
한다는 것을 간파한 것이다. 어차피 설정이지만, 샤론은 로말을 너무나도 잘 알면서도 항상 희생
적이고 기다리는 스타일이다. 완결편이 끝나면 알게 되겠지만 결론적으로 샤론은 너무나 슬픈
여자이다.)

로말
음? 무슨 말이지?

샤론
아니, 단지....

로말
단지....?

샤론
제 기분때문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요즘 로말님을 보고 있으면 뭔가 재미 없어 보여서... 깊이
생각에 잠긴 모습이 자주 보이시는 것 같고....

로말은 그 말을 듣자 자리에서 일어나 창가로 걸어간다.



로말
(역시 내가 사랑하는 여자다. 보기 좋게 내 기분을 간파하고 있군. 이렇게 멋진 여성은 세상 어디
를 뒤져도 없을거야. 그런데 나는 10년 동안, 그녀를 놔두고 내 마음대로.... 그리고 좀전에도
다시 여행 갈 생각을 해버렸다. 이제 그녀를 슬프게 해선 안 되는데도)

샤론
..... 기분이 언짢으셨다면 사과드릴게요. 분명히 제 기분 탓일거니까 잊어주세요.

로말
하하하하하핫, 기분이 언짢다니. 오히려 항상 자네한테 심려만 끼쳐서 내 쪽이 미안하게 생각할
정도야. 게다가 여기 생활이 즐겁지 않을 리가 없잖아? 그렇게 항상 마음만 쓰고 있으면 빨리 늙어
버린다고. 핫핫핫!

샤론
어머, 로말님도! 우후후후.... 아, 맞다. 이걸 잊고 있었네요.

말을 마치고 사론은 자리에서 일어나 로말 쪽으로 걸어 온다.



로말
음, 뭐지?

로말도 샤론에게 다가간다.



샤론
종형제인 알베르토님이 편지를 보냈어요.

로말
뭐? 알베르토한테?! 이런 반가울 때가. 몇 년만이지? 어디, 빨리 읽어보자.

다시 자리에 앉는 두 사람.



샤론
무슨 내용이죠?

로말
뭐라뭐라.... 음음.... 오오..... 이런......

샤론
로말님!!!

로말
아아, 미안해. 잠깐 정신을 놓아버렸군.

샤론
정말, 또 정신 놓으시는 버릇이.... 그래서, 알베르토님은 뭐라 하시나요?

로말
음, 알베르토 녀석, 그럭저럭 소원이었던 바를 개업한 것 같아.

샤론
바라고 하면, 그 술을 마시는.....?

로말
그렇지. 내 입으로 말하긴 뭣하지만 멋드러진 바라고 편지에 쓰여 있어. 장소는 기바섬의 라텔 마을
이라고 하는군.

샤론
어머, 기바섬이라고 하면 하야테씨가 잡혀 있었다는 형무소가 있는 곳이 아닌가요?

로말
그렇지만 지금은 아마도 철거하지 않았을까? 하여간 그래서 알베르토 녀석은 괜찮으면 한 번 놀러
오라고 하는데....

샤론
멋져요. 부디 갔다 오세요.

로말
.....정말 .....가도 괜찮아?

샤론
예, 못 가실 이유라도 있으신가요? 게다가 아주 오랫동안 만나지 못하셨잖아요. 오랜만에 재회하시면
좋을 거예요.

로말
또 며칠동안 집을 비우게 돼.

샤론
로말님도 참, 그런 일을 신경쓰시다니 싫어요. 남자분은 더 자유롭게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하는 것
이 좋아요. 뒷 일은 여자에게 맡기고, 가끔은 밖에 나가는 것도 중요해요.

로말
오오, 샤론!! ((-_-) 이런 철딱서니 없는 자식 같으니. 하여간 개버릇 남 못 줘...)

샤론
(그래도 조금 쓸쓸하니까 빨리 돌아와 주세요.)

로말
그리 결정했으면 빨리 나서는 것이 좋겠지. 지금이라면 아직 기바섬으로 가는 배가 있을거야. 그걸
타고 빨리 가도록 하지.

샤론
조금만 기다려 주세요. 여행 준비를 해드릴게요. 그 사이에 피엘님이랑 집 안의 사람들한테 인사하
시고 오셔요.

로말
그럴까, 그럼 미안하지만 좀 부탁할게.

샤론은 로말의 여행 준비를 위해 자리를 뜬다. 자리에서 일어나는 로말.



로말
그럼 나도 슬슬 모두에게 인사를 하러 가볼까.



로말
변함없이 바쁘구만. 찾느라고 애먹었어.

집사
도련님, 무슨 용무라도?

로말
아니, 어디 좀 여행나갔다 올까해서. 그 얘기 하려고.

집사
여행이라고요! 이건 또 어디까지 가시는 겁니까?

로말
걱정 하지 않아도 돼. 알베르토한테 편지가 와서. 바를 열었으니 놀러오라는군. 그래서 가볼까 생각한
거야.

집사
또 급하게 출발하시는군요.

로말
음, 서두르는 쪽이 좋다고 생각돼서. 지금 샤론이 채비를 하고 있어.

집사
가능한 빨리 돌아오십시오. 샤론님이 걱정하니까요.

로말
그럴 생각이야.

집사
그럼 다녀오십시오.

로말
고맙네.



로말
아아, 좋은 냄새다. 이제 저녁식사 준비를 하는 것 같군. 이곳에 오면 항상 오늘은 무슨 요리를 먹게
될까하고 두근두근하게 돼버리지. 어디를 갔다가 와도, 우리 집에 돌아와서 먹는 식사는 최고였어.
오오, 그렇지. 감상에 젖어 있을 때가 아니지. 모두한테 출발 인사를 해야지. 어어어어이, 모두들!
잠깐 쉬면서 들어!!

식당의 일행들이 로말에게 몰려든다.

요리사 A
무슨 일이십니까? 로말님.

여시중 A
저녁식사 준비가 끝나려면, 아직 조금 시간이 걸립니다만.....

로말
아니 아니, 저녁식사의 재촉이 아니야. 게다가 오늘은 저녁을 먹을 수 없게 됐어.

여시중 B
무슨 말씀이신지?

로말
모두들 내 종형제 알베르토를 기억하고 있겠지?

요리사 A
그 고집 센 알베르토 도련님 말씀이시군요.

로말
하하하, 그래, 그 알베르토야. 그 알베르토가 그럭저럭 기바 섬에 바를 연 것 같아. 그래서 가보려고.

여시중 A
갑작스런 일이군요. 지금 바로 출발하십니까?

로말
음, 그래. 지금 샤론이 여행에 필요한 준비를 해주고 있어. 그래서 그 사이에 모두한테 이 일을 알리
려고 온 거야.

요리사 A
그래서, 돌아오시는 것은 언제쯤 되실 것 같습니까?

로말
아니, 아직 정하지 않았어. 하지만 조금 놀러만 가는 거니까, 금방 돌아올거야.

여시중 B
너무 오래 나가 계시면, 분명히 샤론님이 걱정하실 겁니다.

로말
하하하, 아픈 곳을 찌르는군. 괜찮아, 샤론이 걱정하기 전에 돌아올 테니까.

요리사 A
그럼 조심해서 다녀오십시오.

로말
고맙네, 그럼 다녀 옴세. 모두 돌아가서 하던 일 해주시게.



로말
변함없이 열심이로군, 피엘. 오늘은 어떤 책을 읽고 있었니?

피엘
앗, 형님. 죄송합니다, 잠깐 정신을 빼놓고 있어서. 지금 뭐라고 하셨나요?

로말
아냐, 중요한 말 아니다. 그것보다 종형제 알베르토한테서 편지가 와서 말이지. 기바 섬의 라텔이라는
마을에 바를 열었으니까 놀러오지 않겠냐고 하는군. 그래서 좀 다녀올 생각이다.

피엘
헤에에에에, 그 알베르토 형님이. 결국 가게를 열었군요. 그래서 샤론 누님은 뭐라고 하시던가요?

로말
흔쾌히 찬성해줬다.

피엘
그렇다면 저는 아무 말 않겠습니다, 형님. 알베르토 형님이 계시는 곳에 가는 것뿐이니까 괜찮겠다고
생각은 하지만, 너무 오래 계시진 마세요. 또 방랑의 여행이 되지 않을까하고 샤론 누님이 걱정하니까요.

로말
하하하하핫, 괜찮다. 샤론을 슬프게 하는 짓은 하지 않아. 그리고 너한테도 걱정끼치고 싶지 않고.

피엘
헤헤헤, 당돌하게 말해서 미안해요. 실은 저도 가고 싶어서.... 알베르토 형님한테 안부 전해주세요.

로말
너랑 알베르토는 예전부터 사이가 좋았으니까. 그래 잘 전해주지. 다음엔 꼭 샤론이랑 너도 같이 가자!

피엘
고마워요, 형님.



주임 여시중
어머, 로말님, 무슨 일이신지요?

로말
아니, 좀. 여행을 나가게 돼서 그 건을 말해두려고 왔어.

주임 여시중
음, 어디까지 가시나요?

로말
종형제 알베르토가 있는 곳이야.

주임 여시중
그러시다면 안심입니다.

로말
안심....이라니?

주임 여시중
예, 또 어딘가에 어슬렁어슬렁 나가시는 건 아닌가하고 생각했습니다.

로말
하하하하핫, 샤론이랑 피엘을 위해서도 이제 그런 일은 하지 않아.

주임 여시중
그렇습니까? 그럼 조심해서 다녀오십시오.

로말
고맙네.

순서 상관없이 인사를 모두 마쳤으면 이제 피엘에게 간다.



샤론
어머, 로말님. 이제 인사는 다 끝나셨나요?

로말
음, 지금 막 다 끝났어.

샤론
제 쪽도 지금 막 준비가 끝났습니다. 자, 서두르지 않으면 배 시간에 못 맞춰요.

로말
조금 경황없는 여행이 돼버렸구만. 어쨌든 서두를까?



집의 현관에는 모두가 모여 기다리고 있다.

로말
(놀람) 오오, 모두들! 대체 무슨 일이야!!

집사
놀라셨습니까, 도련님. 모두가 부디 전송하고 싶다고 해서 말이죠. 조금 야단스럽긴 하지만 이렇게
모이게 됐습니다.

로말
하하하하하, 이건 팔옥의 용사로 여행을 떠났을 때보다 성대한 전송이구만. 알베르토가 있는 곳까지
좀 놀러 갈뿐이라고 말했을 뿐인데.

주임 여시중
그런 말씀 마셔요. 여행의 안전을 비는 것에 그 목적의 크고 작음은 관계가 없는 거죠.

로말
(감동) 모두의 그 마음.... 로말은 정말 기쁘게 생각한다!

집사
그래서, 전별이라고 말씀드리기엔 뭣합니다만, 우리들의 마음입니다. 받아주십시오.

로말
(놀람) 이 지갑은....

집사
이 지갑은 돌아가신 선대로부터 제가 받아 보관하던 것입니다.

로말
그런 소중한 물건을 받을 수는 없어!!

집사
아닙니다, 받아주십시오. 여행을 할 때는 돈이 어느 정도 들기 때문에 가지고 가지 않으면 앗하는 사
이에 곤란해지니까요. 부디 이 지갑을 사용해 주십시오.

로말
(감동) ...... 고맙네, 소중하게 사용하겠네!

샤론
자, 이제 슬슬 출발하지 않으면 시간에 맞출 수 없어요. 이건 여비예요. 아버지의 지갑에 넣으세요.

로말
오오, 고마워.

로말
그럼 모두들, 뒤는 잘 부탁하겠네!



모두 갈라서고 로말이 지나간다. 뒤를 샤론이 수행한다.



피엘
형님!

샤론과 로말은 피엘의 부름에 뒤돌아선다.



로말
오오, 피엘, 무슨 일이냐?

피엘
형님, 너무 술드시지 마세요. 그럼 알베르토 형님에게 안부 잘 전해주세요.

로말
그래 알았다. 너도 내가 없는 동안, 이 집을 잘 부탁한다.

피엘
맡겨두세요, 형님!

로말
그럼 가볼까.

로말
곧 돌아올테니까, 걱정하지 말라고.

샤론
예, 그럼 다녀오세요.

로말
음.

저택을 나오면 다른 곳 얼쩡대지 말고 서쪽의 일리리 마을로 간다. 약도 없고 파라메터도 좋지 않은
데다 다른 케릭터처럼 걷기 노가다를 할 수 있는 장소도 없기 때문에 괜히 이리저리 얼쩡대다가 처음
부터 다시하는 수가 생긴다. 일리리 마을까지 가면 마을을 기점으로 전투 노가다를 조금만 해 둔다.
이것은 일리리 마을에서 저택까지 버틸 수 있을 정도면 충분하다. 걷기 노가다는 그 뒤에 할 수 있다.
모든 것이 준비되면 일리리 마을 북쪽에 있는 선착장으로 간다.



갑자기 버질이 튀어나온다.

로말
(놀람) 오오, 갑자기 누군가 했더니, 버질님이 아니십니까? 잘 지내십니까?

버질
여행을 가신다고 들어서 따라왔습니다만 폐가 되었는지요?

로말
폐라니 천만의 말씀입니다. 오히려 환영입니다.

버질
그 말씀 들으니 안심입니다. 또 당신과 여행을 할 수 있다니 두근두근 합니다.

로말
(웃음) 하하하, 여행은 길동무와 함께라고 하지요. 즐거운 여행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버질이 대열에 합류한다. 배에 오르려고 하면,



로말
이것이 기바섬으로 가는 배인 것 같군요. 뱃삯은 1인당 200골드입니까?

버질
그런 것 같군요. 그럼 저는 다시 그림자로 돌아도록 하지요. 그쪽이 뱃삯도 줄이고 사람 눈에도 띄지
않을테니까요.

로말
그렇습니까? 뭐, 좋겠지요. 그래도 가끔은 모습을 나타내 주십시오.

버질
예, 알겠습니다. 그럼 타실까요? (예)

로말
그러지요.

버질이 사라지고 둘은 기바섬으로 출발한다.



로말
그럭저럭 도착한 것 같군요.

로말
배편의 여행은 역시 좋지요? 버질님.

버질 나타난다.

버질
저도 매우 즐거웠습니다, 로말씨.

로말
라텔 마을은 바로 그 쪽입니다. 자, 가시지요.



마을에 진입할 때쯤 로말이 무언가에 놀란다.

로말
(놀람) 아아, 이런.

버질
무슨 일입니까?

로말
지갑이.... 지갑이 없어졌다!

버질
그게 정말입니까?!

로말
지갑이 있었는데... 아버지의 유품인 지갑이... 아, 이런 지갑을 잃어버리다니.

버질
아무튼 아버지의 유품 지갑이랑, 그 안에 있던 돈이 없어져 버린 거군요.

로말
그, 그렇죠, 그거죠. 아 이런, 모두한테 뭐라고 말을 하지?

버질
그렇지만, 잃어버린 건 어쩔 수 없습니다. 그것보다는 어서 알베르토님한테 가도록 하죠.

로말
그렇군요, 알베르토한테 가면 어떻게든 되겠지요.

버질
그렇고 말고요! 그럼 서두르십시다.

마을로 들어가서 우측 열의 술집을 찾아가면 된다.



로말
오오, 여기가 알베르토의 가게인가? 꽤 멋진 가게로구만.

버질
열려 있는 것 같은데 어서 들어가실까요? (예)

로말
오랜만의 재회에 가슴이 두근두근 합니다!

버질
그럼 저는 다시 그림자로 돌아가도록 하죠. 알베르토씨를 좀 놀라게 해드리지요.

로말
그렇습니까? 그렇지만 적당히 해주십시오. 그럼 들어갑시다!



로말
알베르토! 모습이 꽤 주인 모양이 나는구만.

알베르토
로말! 오오, 로말 아니야?! 대체 언제 온거야!!

로말
지금 방금 왔어, 알베르토. 편지를 받고 바로 뛰어왔으니까.

알베르토가 일행 쪽으로 온다.



알베르토
고마워, 로말. 이렇게 빨리 와줄 거라곤 생각도 못했어. 그건 그렇고 정말 오랜만이네. 네 활약상은 풍문
으로 듣고 있지.

로말
(웃음) 하하하, 큰 활약이랄 건 없어.

알베르토
아냐 아냐, 겸손할 필요 없어. 네가 저 팔옥의 용사라는 건, 세바스찬 가문뿐만 아니라, 리저즈 족의
자랑이기도 하니까.

로말
(웃음) 이것 참, 그렇게 칭찬하지 말라구. 그것보다 참 멋진 가게야. 소원이 이루어졌네 그려.

알베르토
뭐, 그런 건가. 거거 서있지 말고 와서 앉아. 뭐라도 마실 것 좀 줄게.

로말은 들어와 앉고, 알베르토는 술을 가져 온다.



알베르토
이 술은, 다른 지방에서는 볼 수 없는 거야. 이렇게 기쁜 일을 위한 술로 하려고 손님한테는 팔지 않고
있었지.

알베르토
그럼, 재회를 축복하면서, 건배!!

로말
(웃음) 염원의, 너의 바에 건배!!

로말
그건 그렇고, 너와 술과의 만남은 꽤 걸작이었어.

알베르토
그건 너네 집 부엌이었지?

로말
하하하, 그렇지. 아직 어렸을 때였지. 네가 목이 마르다고 하고 부엌에 가선 돌아오질 않았지. 어떻게
된 건가하고 보러 갔더니, 술에 취해서 자버렸었지.

알베르토
그랬었지. 게다가 내가 마셨던 술이 가장 상등품이지 않았나?

로말
그것도 꽤 센 것이지. 모두 너무 당황해서, 너를 침대에 끌고 가는 걸로 법석이었지. 그리고 일어나자
마자 한 말이 정말 최고였어.

알베르토
그 음료수가 뭐지? 그렇게 맛있는 건 처음 마셔봤어.... 였지?

로말
그래, 바로 그거야. 그 날 이후로 너는 완전히 술의 포로가 돼버렸으니까 말이지.

알베르토
그리고 그게 심해져서 지금은 바의 주인이지!

그 때 옆에 있던 손님이 알베르토에게 말을 건다.



죄송한데 계산 좀....

알베르토
예, 감사합니다.

알베르토
20골드 되겠습니다.

로말
(놀람) 그런데, 저 지갑, 어디선가 본 듯한....

로말
(분노) 오오, 저건 틀림없이 아버지의 유품 지갑! 이런 곳에서 발견하게 되다니 이 무슨 우연! 여기서
만났으니 네 운명도 이제 끝장이다, 지금 이곳에서 돌려 받아야겠어!!

로말은 바로 손님에게 달려든다.



로말
(분노) 거기 아저씨, 혹시 괜찮다면 그 지갑을 한 번 보여주셨으면 하는데.

손님
뭐, 뭐야 당신은.... 지, 지갑이 어떻게 됐는데.....

로말
(분노) 그 지갑은 내가 잃어버린 지갑이랑 똑같아서 말이지. 확인 좀 해보려고.

알베르토
로말, 손님에게 실례잖아. 뭔가 증거라도 있는거야?

손님
.......



손님은 그 사이에 문 쪽으로 도망간다.

로말
앗!!

손님
우와아아아앗! 뭐, 뭐야아아아아!!

갑자기 손님 앞에 나타난 버질.... 이라기보단 손님의 그림자에서 나와 그를 잡은 것이다.



버질
잡았습니다, 로말씨.

로말
오오, 버질님입니까? 감사합니다. 자, 일어나서 그 지갑을 어떻게 한 건지 말씀해 주시겠습니까?

손님
죄송합니다. 조금, 순간적으로 나쁜 생각을 했습니다. 배 안에서 떨어진 지갑을 발견해서 품 속에
넣어버렸습니다. 정말로 죄송합니다.

알베르토
어떻게 하지, 로말.

로말
음, 그러게. 지금 본 것처럼 그다지 나쁜 사람같지도 않고, 정말로 순간적으로 부린 욕심인 것 같아.
너희 가게 개점을 축하하는 곳에서 나가는 것이기도 하니까, 지갑만 돌려주면 용서해줘도 괜찮겠지?

손님
저, 정말입니까? 고, 고맙습니다. 지갑은 돌려드리겠습니다. 돈은 한 푼도 쓰지 않았습니다.

지갑을 돌려받는다.

알베르토
역시 로말이야. 마음이 넓어!

로말
하하하, 놀리지 마. 그럼 이제 가도 좋아. 다음부터 이런 짓 하지 말라고.

손님
예, 예. 고맙습니다.

손님이 나간다.



알베르토
그건 그렇고, 로말, 아무래도 처음 뵙는 얼굴인 것 같은데 그쪽 분의 소개를 해줄래?

로말
그렇군. 그럼 소개하지. 영의 여단의 버질 보르번님이야.

버질
처음 뵙겠습니다. 버질 보르번입니다.

알베르토
처음 뵙겠습니다, 저야말로 잘 부탁드립니다. 로말의 종형제 알베르토 세바스찬입니다.

로말
소개도 했고, 약간 판이 깨지긴 했지만, 뭐 다시 마시기로 할까. 이벤엔 셋이서.

로말과 버질은 자리에 앉는다.



로말
이야아, 그렇긴 해도 다행이다. 이 지갑이 없어졌으면 집의 모두한테 얼굴을 들 수 없는 상황이었는데,
버질님의 덕분이야.

알베르토
그건 그렇고 대단한 기술을 가지고 있군요. 상대의 그림자가 돼버린다는 건.

버질
하하하, 기술이고 뭐고 아무것도 아닙니다. 영의 여단의 인간이라면 누구나 가능한 거니까요.

로말
놀라는 것도 무리가 아니지만, 맞는 말이지. 그런데 아까부터 신경이 쓰였는데, 선반 위에 장식된 저
갑옷은 뭐지? 상당히 훼손되어 있는데.... 엇..... 저 문장은..... 설마!!

알베르토
문장이 어떻게 됐는데?

로말
알베로트, 저 갑옷을 어디서 얻은 거지?

로말
저 문장은 틀림없이 키프로스 왕가의 것이야. 경우에 따라선 용서받을 수는 일이야.

버질
저도 생각납니다. 확실히 저것은 키프로스 왕가의 문장입니다. 그렇지만 왜 저런 물건이 여기에
있는거죠?

알베르토
아니, 저건.... (주 - 놀라는 의미가 아니라 설명이 곤란해 얼버무리는 의미이다)

그때 밖에서 한 사람이 들어와 일행의 건너편에 앉는다.



알베르토
오오, 마침 잘 돌아왔다. 저 사람이 이 갑옷의 주인이야.

로말
저 사람이 이 갑옷의.... 웃....서, 설마...... 아니, 그럴리는..... 그렇지만.....

로말은 그에게 다가간다.



로말
당신은 혹시, 키프로스 왕 측근의 삼총사 분이 아니십니까?

알베르토
정말이야?

버질
이런 말도 안 되는!

버질도 그에게 다가간다.

로말
아니, 나도 확실히는 몰라. 게다가 삼총사 분들은 모두, 전의 비드와의 싸움에서 죽었다고 들었거든.

알베르토
그래도 나는, 저 사람한테 아무 것도 들은 적이 없어.

로말
자세한 이야기가 듣고 싶어. 일단 자리로 돌아가지. 자네도 같이 와.

세 사람은 중앙으로 이동하여 같이 앉는다.



로말
자, 이야기를 들어볼까. 이 사람과는 어디서 알게 된 거야? 그리고 이 사람의 이름도 듣지 못 했군.

알베르토
뭐, 기다려 봐, 로말. 그렇게 한 번에 질문을 해버리면 어떻게 대답을 해.

로말
아, 미안. 조금 흥분한 것 같군. 처음부터 자세하게 얘기해 줘.

알베르토
알았어. 우선 이 사람의 이름은 소피라고 해.

버질
소피....입니까? 여성스런 이름이군요.

로말
게다가 삼총사에는 그런 이름을 가진 분은 없어.

알베르토
그렇지? 실은 이건, 본명이 아니야. 진짜 이름은 나도 모르고, 본인도 몰라.

로말
뭐라고! 그게 무슨 말이야!!\

알베르토
뭐, 기다려 봐. 그건 우선, 이 사람하고 만나게 된 이야기부터 하지 않으면 안 되겠군. 몇 개월 전의
일이야. 내가 전란 중에 자이어스 대륙에 있는 고메즈 마을에 갔을 때의 일이야. 그 때는 아직, 대상
(주 - 떼를 지어서 돌아다니면 장사하는 상인)을 조직해서 각지에 산재해 있는 좋은 술(정확하게는
특별한 이름을 가진 좋은 술)을 파는 일을 하고 있을 때였는데, 병사의 사기를 높이고 피로의 회복에
도움이 돼볼까하는 생각에, 키프로스 왕가에 술을 헌상하려고 고메즈 마을 북쪽 사막을 횡단하고 있었
지. 그 때, 저 갈기갈기 찢긴 갑옷을 몸에 걸치고 피투성이가 돼서 쓰러져 있는 이 사람을 발견한거야.

로말
이 사람 외엔 아무도 없었어?

알베르토
어, 이 사람뿐이었어. 게다가 반은 모래의 묻혀 있어서, 발견한 것만해도 정말 우연이었지.

로말
삼총사는 항상 세 사람의 행동을 같이 한다고 들었는데 혹시 그 부근에 쓰러져 있었을지도 모르겠군.

알베르토
부인할 순 없지. 다만 나도 이 사람이 삼총사의 한 사람일지도 모른다고는 전혀 생각도 못 했고, 이
사람이 살아 있었기 때문에, 일단 어떻게든 조치를 해야겠다고 생각해서 그곳에서 가까운 고메즈 마
을에 후딱 돌아온 거야. 그렇지만 그런 일이라면 무리를 해서라도 키프로스 성에 가는 것이 좋았을
지도 모르겠군.

로말
아니야. 네 판단이 정확했어. 그렇지 않아도 사막 횡단은 위험한데 부상을 입은 사람이 가혹한 사막
을 견딜 수 있을지는 미지수니까. 너희 일행 모두가 아무 일 없이 사막을 빠져나왔다는 것 자체가
기적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야.

버질
맞습니다. 저 전란의 와중에 사막을 건넌다는 건 무리한 일이죠.

알베르토
하하하, 그건 그렇고, 고메즈 마을에 도착하자마자 서둘러서 병원에 데려갔는데, 부상은 나았는데
기억은 모두 잃어버렸던 거지. 그렇지, 소피?

소피
...... 예.

버질
그렇긴 한데, 그 소피라는 이름은 어떻게 지은 거죠?

알베르토
그게, 병원의 침대에서 괴로워하고 있을 때, 헛소리를 계속하면서 그 이름을 불렀어. 그래서 이 사람
의 가문이 무얼까하고 생각했지. 게다가 여성의 이름같으니까 이 사람한테 붙여주면 모두가 주목해서
뭔가 단서를 잡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거야. 그래서 이 사람한테도 승락을 얻어서 이 이름을 붙인
거지.

로말
꽤 좋은 아이디어네, 알베르토. 그래도 이 사람의 체격으로 봐선, 내 기억이 맞다면, 이 사람은 삼총사
중의 다니엘님이야. 그리고 소피라고 하는 이름에는 생각나는 게 있어. 확실히 빛의 아들을 태우고 있
던 당나귀가 소피라는 이름이었어.

알베르토
그랬구나. 기억을 잃고 있어서 부탁할 사람도 없으니 마음이 안 놓여서, 바를 개점할 때 아르바이트를
하지 않겠냐고 했는데, 아무래도 말도 안 되는 사람을 쓰고 있었던 셈이군.

버질
그래도 로말씨라고 하는, 다니엘씨라고 하는, 멋진 사람이 서로 아는 사이가 됐군요.

알베르토
하하하하하, 이걸로 가게의 자랑이 하나 늘었어.

로말
그런데 알베르토. 이 사람을 나한테 맡기지 않겠나? 이 사람이 아직 삼총사의 다니엘님인지는 확실하지
는 않지만, 치료에 전념해서 혹시 맞다면, 기억을 찾는대로 부흥한 왕가로 돌려보내려고 하는데.

알베로트
그래, 그게 좋겠지. 부흥한 왕가에도, 역시 지도자가 필요할 것테니까. 영웅의 대명사이기도 한 삼총사
가 한 사람이라도 살아 남게 된다면, 왕가는 키프로스의 사람들한테 좀 더 마음 속으로부터 지지를
받게될 거라고 생각해.

로말
그럼 빨리 이 사람을 데리고 갈까하는데..... 그런데 이 사람의 의견을 듣지 않았군. 이쪽에서 멋대로
결정해서는 실례가 되지.

알베르토
소피, 들은대로야. 로말이랑 같이 가주겠나? 뭐, 걱정할 건 없어. 로말은 내 종형제이고, 더욱이 전에도
말한 바 있는, 전설의 팔옥의 용사의 한 사람이기도 해. 안심하고 가도 돼. 가게 일은 걱정하지 말라구.
팔옥의 용사를 종형제로 두고, 저 삼총사의 한 사람이 있던 가게가 되면 서로 일하겠다고 몰려들테니까.



소피
알겠습니다, 알베로트씨. 목숨을 구해준 은혜에 전혀 보답하지 못한 것이 마음에 걸리긴 합니다만.....

알베르토
무슨 말을. 그런 건 신경쓰지 않아도 돼. 그것보단 하루라도 빨리 기억을 되찾아서, 모두에게 힘이 되도
록 열심히 하라고.

소피
감사합니다.

로말
이야기는 끝난 것 같군. 그럼 가볼까요? 버질님, 그리고 소피님.

일행은 자리에서 일어나 나갈 채비를 한다.



로말
뭔가 허둥지둥하는 모습이 돼버려서 미안하네, 알베르토. 다음에 또 천천히 오기로 하지.

알베로트
신경쓰지마, 로말. 그것보다 소피를 잘 부탁해.

로말
그래, 맡겨 둬. 그럼 간다.

알베르토
바래다 줄게.

알베르토가 문 쪽으로 나온다.



로말
도착하면 연락할게.

버질
또 뵙겠습니다.

소피
정말로 신세가 되었습니다. 또 언젠가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알베르토
그럼 모두 몸조심해.

이 긴 대화들이 끝나고 나면 로말의 저택을 다시 돌아간다. 아까 로말의 레벨노가다가 약간 필요한
이유가 이것때문이다. 물론 돌아가는 와중에도 일리리 마을을 근거지로 살짝 레벨노가다를 할 수는
있으니까 어느 쪽을 선택해서 상관은 없다. 이제 저택으로 돌아간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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